5/02/2018

편견의 오류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 (George Bernard Shaw, 1856~1950)
어느날 예술 비평가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만찬이 무르익자, "여러분께 특별히 귀한 작품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렵게 구한 로댕의 데생입니다." 로댕의 데생? 당시 예술 비평가들 사이에서
일종의 ‘공식’처럼 된 평가가 있었다.
로댕의 작품 '형편없다' vs. 미켈란젤로의 작품 '탁월하다' "역시, 로댕은 기본이 안 돼 있구만..."
"구도가 왜 저래?" "저것도 작품인가?" "그래 맞지? 우중충하지?" "이쯤 되면 아마추어와 다를 바가 없어"
잠시 후, 당황스런 표정의 버나드 쇼가 다시 단상에 올라섰다.
"이런 제가 실수했네요.
이건 로댕이 아니라 미켈란젤로의 작품입니다." “ ... ”“ ... ”“ ... ”
"미켈란젤로에겐 ’탁월하다‘는 극찬을, 로댕에겐 ‘형편없다’고 혹평하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편견(偏見): 공평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잘못된 생각
편견(偏見):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
편견(偏見): 때로는 없는 것을 있게 만들고, 있는 것을 없게 만드는 색안경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편견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가난한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프랑스에 이주해 공군장교, 외교관, 소설가가 된 로맹 가리
(Romain Gary, 1914~1980)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 활약하며 프랑스 무공훈장 ‘레지옹도뇌르’을 받는다.
참전 중에 쓴 첫 소설 <유럽의 교육>(1945)은 프랑스 ‘비평가상’ 수상, 영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1956년, 최고의 걸작 <하늘의 뿌리>(1956)는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 ‘콩쿠르 상’을 받았다.
1964년,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은 미국 ‘최우수 단편상’을 받았다.
"놀라운 재능을 지닌 작가가 탄생했다." "이야기 하는 예술로 완벽의 경지에 도달했다."
그는 프랑스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대중의 인기에 힘입어 작품이 연극, 영화로 제작되었다.
《지상 최대의 작전(1962)》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1968)》 《새벽의 약속(1970)》
《킬 킬 킬(1972)》 《여인의 빛(1979)》 《마견(1982)》

그러나, 대중과 문단의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974년 스물두 번째 작품, <이 경계를 넘어서면 당신의 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1974)
"현실성이 떨어지고 비약이 심하다." "구성상의 오류, 문법적인 오류가 많다."
"로맹 가리는 이미 끝난 작가다."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문단의 혹평은 이어졌다.
그리고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작가, 에밀 아자르(Emile Ajar) 프랑스 문단은 일제히 그에게 열광했다.
1974년 첫 작품 <열렬한 포옹> 발표한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작가" "신선한 발상의 전환과 독특한 시선"
1년 후에 발표한 작품 <자기 앞의 생(1975)>은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 ‘콩쿠르 상’을 받는다.
"등단 1년 만에 이런 작품을 쓰다니...

그는 남다른 재주를 가진 작가다." "로맹 가리의 시대는 끝이 나고 에밀 아자르의 시대가 도래했다."
로맹 가리 '혹독한 비판' vs. 에밀 아자르 '열렬한 찬사' 그렇게 시간이 흘러,
1980년 12월 2일 로맹 가리는 66세에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얼마 후 로맹 가리의 유고작 발표된다.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1981) "얼굴 없는 신인작가의 책 속에는 나의 책과 정확히 일치하는
감수성, 문장과 표현, 인물들이 나온다.

그러나 소위 평론가들 중에 과연 누가 그것을 읽어냈는가? 나는 그런 편견을 잘 알고 있기에
‘에밀 아자르’의 이름으로 소설을 펴냈다."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 中-
에밀 아자르 = 로맹 가리의 가명 그동안 찬양하던 에밀 아자르의 작품들이 모두 로맹 가리의 글인 것이다.
프랑스 문단은 충격에 빠졌다.
‘그를 죽인 것은 총이 아니라 우리들의 편견이었다’ “이성, 판단력은 천천히 걸어오지만,
편견은 무리를 지어 달려온다“ -루소(Rousseau, 佛 철학자)-
“우리 모두가 편견을 비난함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모두가 편견을 갖고 있다“
-H. 스펜서(H. Spencer, 英 철학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편견에 물든 안경을 쓰고 바라본 것 아닐까?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을 없게, 없는 것을 있게 만드는, 편견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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